강원도 영월캠핑
둘째 날 아침이 밝았다.
차 트렁크를 힘껏 올리니
흐르는 냇물소리와 함께
아슬아슬 링고 소나무가 반겼다.
파란색 별무늬 전기매트는
여름을 제외하고
필수로 갖고 다니는 용품 중 하나.
냇가 근처에 차박을 하게되면
저녁에 쌀쌀해져서
자기 전 온도 셋팅 싹 해놓고
이불 속으로 들어가면
은근한게 딱 잠이 올 정도다
(바로 넉다운zZㅋ)
아침은 허기 달랠 정도로
누룽지에 볶음김치ㅋ
낮에는 거하게
갈빗살과 막창을 흡입했다.
(먹기바빠 인증샷 놓침; 에헤~이)
점심먹고 늘어져있다가
그득한 속을 소화시킬겸
근처 사찰 '법흥사'를
둘러보기로 했다.
양 옆 비탈진 곳에
뿌리내린 전나무 숲길의 위엄을
새삼 감탄하며여기저기 방출되는
피톤치드를 놓칠세라
들숨, 날숨 바삐 번갈아 마셔가며
천천히 올라갔다.ㅋ
땀이 송글송글 맺힐 찰나
곧게 솟은 소나무 한 그루가 눈에 띄었다.
직경과 수고를 보아하니 연령이 꽤 되어보인다.
몇 십년 아니 몇 백년일지 모르는
세월을 이 곳 이 자리에서
굳건히 잘 자라주어
참으로 기특 할 따름.
계단을 좀 더 올라가니
온갖 번뇌망상이 적멸한 보배로운 궁이라는
적멸보궁이 나왔다.
진신사리의 영원한 보전을 위해
자장율사가 사자산 어딘가에
사리를 숨겨둔 채
적멸보궁을 지었다는데. 어허
사자산이 적멸보궁을 감싸안아
듬직하게 보이다가도.
배후에 있어 적멸보궁이
좀 더 특별해보이기도.
'어서와 기다리고 있었어'
마치 우릴 기다렸다는 듯
처마 밑 풍경종이 울리기 시작했다.
때마침 기분좋은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가운데
청아한 종소리가 울려퍼져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랄까
올 핸 잘 풀리려나?
내심 좋은 기운이
와주었으면하는
소심한 바람도 가져본다.
풍경종 울리는 모습은
처음이라 넋 놓고
한참을 바라봤다.
물고기는 자면서도
눈을 감지 않는 것처럼
수행자는 잠을 줄이고
언제나 맑은 정신으로
깨어 있어야 한다는
풍경종 물고기의 가르침.
그 소리가 예민하게 들리거나
듣기싫은 소리가 아닌
귓 속으로 은은하고 자연스럽게
빨려들어온다.
사찰을 천천히 거닐며 사색하거나
사찰의 고요함과 평안함을 좋아한다.
그래서 여행 갈 때마다
그 지역의 사찰은 거의 가보는 편이다.
예전에 발견하지 못했던 깨달음의 하나
다시 캠핑지로 돌아가
짐을 싸고 집으로 귀가하는 도중
내장전골 인생맛집 발견ㅋ
국물이 진국에 칼칼하니
속이 풀리는 느낌.
술도 안마시는 내가
속이 풀린다 할 정도니
말다했쥬ㅋㅋ
다음부터 영월 캠핑 올때마다
캠핑의 마무리를
여기서 하는 걸로.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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